힘든 일과를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옆에 있던 세 명의 직장인이 회사 욕을 하고 있었죠. 이것저것 맘에 안 드는 부분 고쳐졌으면 좋겠다고요. 그때 안내방송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왔습니다.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해 운행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회사 욕을 하고 있던 직장인 중 한 명이 말했습니다. "짜증나 저 사람들은 왜 자꾸 파업을 해서 시민들 힘들게 하는 거야?!" 이 상황을 마주한 비버는 아주 혼란스러웠습니다.

파업이란 노동자들의 가장 전형적인 쟁의행위로 노동자들이 일시적으로 노동력의 제공을 거부함으로써 자신을 고용한 사용자들에게 그들의 권익을 개선하기 위한 요구를 수용하도록 압박하는 행동(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기 때문입니다. 이날 비버는 '노동과 파업'이라는 화두를 써티랩에 던졌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 나눠보자고요. 이번 뉴스레터에는 지난 10월 21일에 있었던 써티랩의 오프라인 공론장, “써티공방”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그럼 시작할게요!

🌙라싼 : 노조 파업하면 현대자동차가 떠오르거든요. 처음엔 '돈도 많이 버는데 또 돈을 달라고 파업을 하나?'하고 노조와 파업에 대해 부정적이었어요. 그런데 써티공방에 오기 전에 친구들을 만나 생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한 친구가 노조가 없는 회사에 있다가 노조가 있는 회사로 이직을 했는데요. 노동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안전상의 문제들이 해결되는 부분을 봤다면서 회사에서 지켜주지 못한 복지를 노조에서 지켜줬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준돌 : 저는 파업이란 단어를 ‘먼나라 이웃나라’(이원복)에서 처음 본 것 같아요. 프랑스 편인가 보면 파업(Strike)이란 단어를 커다랗게 쓴 팻말을 들고선 전진하는 이미지로 그려져요. 어렸을 땐 선진국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라 생각했고 크면서는 강경한 정치권의 활동이라 여겼어요. 지금은 ‘나도 언젠가 살아가다 보면 부딪힐 수 있는 일이고, 나도 투쟁해야만 하는 날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