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친구는 누구인가요?

12월의 연구 주제: 친구

2023. 12. 25.

Thirty LAB. 23 친구

2023/12/26 화요일 | 웹으로 보기 | 구독하기

🔭 12월의 연구 주제: 친구

이달의 연구목차

1. 아콧의 취미생활 "내가 사랑한 모든 동물 친구들에게"

2. 비버의 채집노트 "당신은 미운 정 친구가 있나요?"

3. 더기의 불편 모음집 "너의 장례식에 서있을 나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

4. 베르의 동네철학 "우주적 우정의 시작은 떡볶이로부터"

🎶 피카츄 라이츄 파이리 꼬부기 버터플 야도란 피죤투 또가스

서로 생긴 모습은 달라도 우리는 모두 친구 (맞아)

산에서 들에서 때리고 뒹굴고 사막에서 정글에서 울다가 웃다가

서로 만나기까지 힘들었어도 우리는 모두 친구(피카피카) 🎶

어렸을 때, 한 번쯤은 흥얼거려본 애니메이션의 엔딩곡입니다. 곡의 제목이 무려 <우리는 모두 친구>이죠.(2절의 가사도 참 좋아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달라도 이렇게 다른 우리가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싶을 때가 있습니다. 더기, 베르, 아콧, 비버 그리고 무지 3년차에 접어든 써티랩 멤버들과 연말모임을 보내면서 서로가 서로의 진짜 친구가 되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주변엔 어떤 친구가 있나요? 그 친구는 여러분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아콧의 취미생활

"내가 사랑한 모든 동물 친구들에게"

제일 먼저 인사할 친구는 삐약이. 엄마를 마중나가던 길에서 주워 온 그 친구는 제가 기억하는 첫 동물친구입니다. 흔히 학교 앞에서 500원 주고 사오는 병아리는 금방 죽는다는 썰과 달리 삐약이는 제법 튼튼한 친구였습니다. 온 집안을 삐약거리며 뛰어다니던 그 아이는 손바닥 위에서 날갯짓하며 포르르 뛰어내리는 걸 좋아했는데 그래서였는지 날이 더워 방충망까지 활짝 열어놓았던 어느 날 창밖으로 비상했다가 끝내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습니다.

가장 오래 같이 지낸 친구는 초롱이. 할머니 댁 앞 짐 더미 사이에 숨어지내던 그 아이는 꼬리를 흔들며 제게 다가와 우리집 식구가 되었습니다. 미니핀 중에서도 자그마했던 꼬맹이는 추위에 오들오들 떨면서도 눈이 초롱초롱해 초롱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그 눈망울로 저를 올려다보면 제 손은 뿌리치고 엄마 품에 안겨있을지라도 쓰다듬어주고 간식을 더 챙겨줬던 것 같습니다. 산책을 시키고, 양치를 시키고, 목욕을 시키면서 조금쯤 책임감이란 걸 배웠던 것도 같습니다. 목줄이 느슨해지는 바람에 차에 치여 하반신을 못 쓰게 되고도 그 아이는 엉덩이로 기어다니면서도 꼭 온 집안일에 참견하러 다니고, 나이에 뿌옇게 물든 눈으로도 외출에서 돌아온 가족을 반갑게 맞이하는 정 많은 아이였습니다. 우간다로 출국하기 전 할머니 할아버지댁에 인사드리러 갔다가 본 게 마지막이 될 줄 알았다면 더 꼭 안아주고 왔을텐데하고 아쉬움이 남네요.

깍쟁이 콤마를 소개합니다.

제일 최근의 친구는 콤마. 흰 양말을 맵시 입게 차려입은 턱시도 냥이입니다. 친하게 지내던 또래가 갑작스레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키우던 고양이들을 덜컥 떠맡게 되었습니다. 두 차례의 아깽이 육아를 함께 하며 전우가 되었고 1년 반의 우간다 생활을 함께 하며 정도 많이 들었습니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마당을 돌아다니다가도 쪼르르 달려와 냥냥 거리며 기다렸다가 같이 현관문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마당은 활개치고 다니면서도 겁은 또 많아서 대문 밖까지는 죽어도 따라나서지 않기도 하고. 제가 내킬 때는 배 위에 올라 줄곧 골골송을 부르면서도 정작 놀자고 할 때는 쌩하니 가버리기도 하는 도도한 친구였습니다. 그래서였을까 코로나 때문에 다음날 자정을 기해 국경을 폐쇄한다는 소식에 차마 데려가지 못하고 작별 인사를 하는데 세상모르고 쿨쿨 자던 콤마. 계속 남게 된 친구가 데려가 키워줬는데 종종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보내던 게 한참 감감무소식이다 했더니만 컴파운드를 지키던 경비견에게 물려 먼 길을 떠났다고 했습니다.

형제가 없는 제게 애완동물은 친구이자 동생이자 가족이었습니다. 글을 쓰려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작은 생명체들이 함께 했기에 그 어린 시절이 외롭지 않았다는 걸 새삼 깨닫습니다. 아이에겐 감당하기 힘든 일이라 여긴 어른들의 배려였는지 우연의 일치였는지 그렇게 함께 했던 친구들의 끝은 매번 보지 못한 채 떠나보내왔네요. 그래서인지 어쩌면 그 아이들이 제가 모르는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그곳이 어디든 행복하길 바라요. 기왕이면 춥지 않았으면 좋겠고, 자유롭게 뛰놀 풀밭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그 모든 걸 함께 누릴 친구들이 함께 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네요. 그렇게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다가 언젠가 다시 만나면 또 언제나 처럼 반갑게 맞이해주길.

🦫비버의 채집노트

"당신은 미운 정 친구가 있나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입니다. 많은 이가 시를 읽으며 위로를 받고, 영감도 얻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시를 읽다가 이런 생각을 해버렸습니다. ’저 사람은 얼마나 오랫동안 보아야 이쁘고 사랑스럽게 느껴질까?’ 여러분은 이런 생각 드는 친구 없나요? 아니면 혹시 이미 그런 사람들은 친구 명단에서 제외되었나요? 이번 뉴스레터의 주제가 친구라는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떠올린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미운 정 고운 정’입니다. 오래 사귀는 동안에 서로 뜻이 맞기도 하고 맞지 아니하기도 하였으나 그런저런 고비를 모두 잘 넘기고 깊이 든 정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입니다.

여러분은 미운 정 친구가 있나요? 고운 정은 너무나 쉽게 얻을 수 있지만, 미운 정은 얻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억겁의 시간을 함께 지지고 볶아야 마주할 수 있는 정이기 때문입니다. 굳이 힘들게 그런 친구를 두어야 하나요? 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로 친구라는 단어를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이를 친구라고 부르나요?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친구란 ‘가깝게 오래 사귀어 정이 두터운 사람’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친구란 첫째로 물리적이든 심리적이든 가까워야 하고, 둘째로 오랜 시간을 사귀어야 합니다. 사귄다는 말은 또 무엇인가 하니, 서로 얼굴을 익히고 친하게 지낸다는 의미입니다. 마지막으로 친구는 정이 두터워진 사람이어야 합니다.

정(情), 느끼어 일어나는 마음. 사랑이나 친근감을 느끼는 마음. 초코파이(?)… 여러분은 친구를 만나면 언제나 사랑과 친근함 그러니까 정을 느끼나요? 생각해보면 언제나 그런 것 같진 않습니다. 그래도 오랜 시간을 함께하면 어느새 들어버리는 정이 무섭습니다. 정들면 미운 사람도 예뻐보이고, 사랑스러워 보이는 것이죠. 어느덧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서로 아픈 부분은 건드리지 않고, 불편한 부위는 살살 어루고, 안아줄 수 있으면 꼬옥 끌어 안는 관계가 됩니다. 맞아요. 친구는 그런 존재입니다.

제게도 미운 정 친구가 한 명 있는데요. 바로 아빠입니다. 친구같은 아버지가 되겠다던 아빠는 분명 제 유일무이한 친구입니다. 아빠는 둘째이자 막내인 저를 참 사랑했는데요. 저는 아빠를 미워하고 싫어했습니다. 섬세하고 예민한 제게 아빠의 표현방식은 너무나 투박하고 일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 아빠의 사랑 표현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답답하고 불편한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연말을 맞이해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빠와 단둘이 목욕탕을 다녀왔습니다. 목욕을 하면서 곰곰히 생각해보았습니다. 아빠이니까 맨날 마주하는 사람이니까 미운 정도 드는 것이란 생각 말입니다. 미운 정은 마치, 삭을 수록 그리고 삭아야만 진정한 맛이 나는 김장 김치나 고추장, 된장, 간장 같은 거구나 싶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문장처럼 조금 더 시간을 들여 관계를 오랫동안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친구란 오래오래 가깝게 두어 정이 두터워져야 하는 관계이니까요. 여러분에게 미운 정 친구가 있나요?

🐶더기의 불편 모음집

"너의 장례식에 서있을 나를 생각하면 웃음이 나"

망원동을 걷는 나의 서울 가족들.

안녕하세요 M. 올해 12월에도 어김없이 M에게 편지를 쓰며 가장 고마웠던 순간을 떠올려요. 올해 2월, M은 드럼 선생님과 Y의 손을 잡고 저희 할머니 장례식장에 찾아오셨죠. 그때 엄마랑 아빠에게 M과 Y, 선생님을 소개해야 하는데 조금 난감했어요. 우리는 M이 아니었다면 절대 만날 수 없는, 어딘가 좀 특이한 조합이잖아요. “어… 우리 회사 팀장님이시고. 이분은 팀장님의 친구, 여기는 우리 드럼 선생님이셔.” 그런데 사실 우리의 관계를 소개할 때 가장 말하고 싶었던 말은 이거였어요. ‘나의 서울 가족들이야. 엄마 아빠가 없을 때 같이 건강한 제철 음식을 챙겨먹고 나를 돌봐주는 분들이야.’ 하고요.

M이 언젠가 저한테 말했잖아요. M이 죽으면 부고 문자도 보내고 장례식장에서 M의 친구들을 맞이해주라고요. M은 그저 장난으로 한 말일 수 있겠지만 저는 참 묘했어요. 그 소리가 마치 ‘우리 오래 보자’는 말 같았거든요. 먼- 훗날, 정말 아주 먼- 훗날 M의 장례식장에 서있는 저를 생각해요. 슬프고 그립겠죠. 저는 아마도 멍하니 서서 M의 따뜻하고 호탕하고 엉뚱했던 모습을 떠올릴 거예요. 그러다가도 M의 소중한 사람들이 오면 따스하게 맞이하고, 식탁에서 서로의 얼굴을 보다가 사람들 몰래 킥킥거리며 아이처럼 떠들겠죠. 음식이 쓸 데 없이 맛있다며 육개장과 온갖 전을 두 그릇, 세 그릇 같이 먹으면서요. 저희 할머니 장례식장에서 M이 그랬던 것처럼요.

M이 사랑하는 방식으로 M에게도, 다른 이들에게도 좋은 친구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의 아픔을 씩씩하게 품어주고, 누구든 자신의 세계로 기꺼이 환대하는 친구요. M이 사랑하는 모습을 오래도록 보며 배워가고 싶어요. 정말 우리 오래 봐요. 지금처럼 저에게 M의 친구들, 가족들도 소개해 주고요. 그래야 장례식장에서 M의 사람들을 더 따스히 맞이하죠:)

에이. 이건 너무 슬프고 먼 이야기니까 돌아오는 봄이나 기다리기로 해요. 봄 제철 음식이 뭐가 있더라. 아, 주꾸미. 그리고 달래랑 냉이. 우리 주꾸미 샤브샤브 해먹어요. 제철 과일 잔뜩 들어간 케이크도 사갈게요. M과 시간을 보내면 사람 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내년에도 이렇게 사람처럼 살아가기로 해요. 제철 음식을 챙겨먹고 매 가을마다 김장김치도 나눠 먹고 내 친구를 소개하고 서로의 가족들 안부도 물으면서요. 사랑이 많은 M과 친구가 되어 저는 참 복받은 인생이에요. 역시나 오늘도 글이 길어졌네요. 못다 한 이야기는 1월에 만나서 또 나누기로 해요. 안녕. 서울에서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늘 안녕- 가깝고도 먼 인사를 건네요.

📚베르의 동네철학

"우주적 우정의 시작은 떡볶이로부터"

지구로부터 100광년 떨어진 곳에 6개 행성을 가진 또 다른 태양계가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미국 시카고대 천문학자들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논문을 발표했다는 뉴스를요. 이 연구팀은 이곳에서 잠재적으로 생명 징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해요.

저는 외계의 생명이 얼른 발견되었으면 합니다. 조그마한 땅덩어리 위에서 서로를 할퀴고 심한 말을 아끼지 않는 혐오의 시대를 살고 있다 보니, 외계의 존재의 발견으로 우리의 이웃의 범위가 지구에 국한된 게 아니라 더 넓을 수도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증명하고 싶은 것이죠. 극단적으로, 저는 외계인과 함께 떡볶이를 먹고 싶습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이야기를 더 이어가 보겠습니다.

먼저, 우리가 정말 혐오의 시대를 살고 있냐고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소수자를, 가난한 이를 혐오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봅니다. 일례로 어떤 종교는요, 성소수자에게 칼 같은 말을 아끼지 않는 한편, 냄새나는 이를 포용하지 못합니다. 정기적으로 돈을 낼 수 있는 능력 있는 가부장적인 사람들을 선호하죠. 우주적 절대신을 믿는 종교라고 하지만, 그 신자들은 우주적이지 못합니다. 이웃의 범위를 계속 좁히다가 소멸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종교만이 아닙니다. 어떤 국가는, 아니, 지난 세기 독일의 나치는 유대인을 혐오했습니다. 그들의 혈통은 나쁘므로, 멸해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결국 인류사에 굴욕적인 오점을 남겼지요. 인간 학살을 일으켰습니다. 자칭 우월한 혈통의 저열한 의사결정이었죠.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사람들이 조금만 모이면 내 편과 네 편을 가르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치사하게 뒤방에 모여 남을 헐뜯기 십상이고요. 편을 가르는 건 이웃의 범위를 순식간에 반 토막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념으로 남과 북으로 반 토막으로 나누고요. 성별로 반 토막으로 나누죠. 이게 타자를 혐오하도록 부추기고요. 최근 정치인들은 '편 가르기' 수법을 즐겨 사용하여 혐오와 갈등을 유발시키기도 합니다.

언제는 안 그랬냐 싶겠지만, 우리나라 댓글 문화는 언제나 '격'이 없습니다. 어떤 이는 허스키한 목소리를 가진 개성 있는 크리에이티브에게 트젠인 것 같다며 넘겨 짚으며 여럿을 비하하고요, 어떤 이는 동성애야말로 에이즈의 '원인'이라고 말하는 등 '소수자'를 향한 사회의 발화는 미간을 찌푸리게 만듭니다. 혹은 너무 과격하게 잔인한 발언도 서슴지 않죠. 익명 뒤에 숨어 친구에게는 결코 할 수 없는 말들을 내뱉습니다.

작년 이태원 참사에 관한 뉴스에 달린 댓글도 쾌적하지 않습니다. 전무한 사건이 발생한 원인을 피해자들에게 돌리는 댓글도 심심찮게 찾을 수 있고요. '그곳엔 뭐 하러 놀러 가서...'라고 혀를 차거나, '귀신 축제가 뭐가 좋다고...' 또는 '그러게 마약은 왜 해서...'라고 범죄자로 여기기까지 합니다. 얼마나 불합리합니까. 친구에게 그런 일이 발생했다면, 과연 그런 말을 쉽게 뱉을 수 있었을까요? 정말로, 오늘도 혐오의 시대이며, 변함없는 혐오의 인간사입니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었던 일입니다. 세상이 워낙 흉흉해서 괜히 우울하고 무력한 마음으로 일상을 영위하고 있었을 때에, '혹여나 마음속 깊이 두려움과 슬픔을 꾹꾹 눌러두고 있는 건 아닌가', 하며 안부의 말을 건네는 이가, 떡볶이를 먹자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마음 음지에 치워 두었던 이야기를 꺼내 놓을 수 있도록 판을 짰죠. 도시 한가운데에서 일곱 사람이 떡볶이를 먹으며 다섯 시간 반 동안 수다를 떨었습니다. 그 판을 짠 써티랩의 능력 있는 연구원, 더기과 비버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어제는 성탄절이었지요. 사람마다 의미가 다르겠다만, 역사•문화적으로는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죠. 예수는 아프고 슬프고 외로운 자들의 친구가 되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낮은 곳으로 가서 기꺼이 친구가 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습니다. 당시 신앙이 좋다고 여김 받는 종교 지도자들과는 달랐죠. 두려움과 슬픔으로 소외된 자들과 밥을 먹었습니다. 떡볶이는 아니었지만, 먹을 것을 나누며 연대했습니다.

그러므로, 얼른 외계의 생명이 발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웃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함께 먹을 것을 나눌 수 있으면 그 어떤 존재이든 간에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계의 존재와 식사를 할 수 있다면, 그동안 할 수 없었던 우리 주변의 소외된 존재들과 밥 먹기를 더 많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그전에라도 지구에서 떡볶이를 함께 먹을 수 있는 친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든지' 성별, 인종, 나이, 장애, 외모, 출신(국가나 행성), 이념,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 등에 의하여 차별을 받지 않는 식탁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때에야 리얼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뉴 이어가 되지 않을까요?